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역사를 쓰다

 

독일 메르세데스-벤츠, 자동차 역사를 쓰다 – 139년 전통의 럭셔리 브랜드가 직면한 새로운 도전과 기회

독일이 자랑하는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 메르세데스-벤츠는 단순한 자동차 회사를 넘어 자동차 역사 그 자체입니다. 1886년 세계 최초의 자동차 발명부터 현재의 전기차 혁신까지, 메르세데스-벤츠는 끊임없는 도전과 혁신으로 자동차 산업을 이끌어왔습니다. 최근 중국 시장에서의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국에서는 여전히 프리미엄 자동차의 대명사로 굳건히 자리잡고 있는 메르세데스-벤츠의 현재와 미래를 살펴보겠습니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


1. 세상을 바꾼 발명: 자동차의 탄생과 베르타 벤츠의 용기

메르세데스-벤츠의 시작은 한 남자의 꿈과 그의 아내의 용기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886년 1월 29일, 만하임 출신 엔지니어 칼 벤츠(Karl Benz)는 베를린에 위치한 독일 임페리얼 특허 사무소에 자신이 개발한 '가스-동력 차량'에 대한 특허를 신청했습니다. 이 문서의 번호가 DRP 37435이며, 이는 세계 최초의 자동차가 탄생한 순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진정한 역사의 전환점은 칼 벤츠의 아내 베르타 벤츠(Bertha Benz)가 만들었습니다. 1886년 특허 등록 후, 베르타는 남편도 모르게 두 아들 오이겐과 리하르트를 태우고 직접 운전하며 자동차 역사에 남을 첫 장거리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이 용감한 여행이 자동차의 실용성을 세상에 증명한 순간이었죠.

칼 벤츠는 1883년 10월 만하임에서 세계 최초의 자동차 공장 '벤츠&시에(Benz & Cie)'를 설립했고, 1900년까지 매년 600대의 자동차를 생산했습니다. 같은 시대, 고틀립 다임러(Gottlieb Daimler)는 1890년 DMC(Daimler-Motoren-Gesellschaft)를 설립하여 경쟁과 혁신의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메르세데스'라는 이름의 유래입니다. 오스트리아 출신 사업가 에밀 옐리넥(Emil Jellinek)이 자동차 경주에서 가명으로 사용한 이름이 바로 그의 딸 '메르세데스(Mercédés)'였습니다. 1900년 4월 2일, DMG와 옐리넥은 새로운 엔진 명칭에 메르세데스라는 이름을 사용하기로 협의했고, 이후 메르세데스 35hp 레이싱카가 탄생했습니다.


메르세데스 35hp 레이싱카


2.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로의 성장: 혁신과 안전의 상징

1926년 벤츠&시에와 DMG가 합병하며 다임러-벤츠 AG가 설립되었고, 이것이 현재 메르세데스-벤츠의 시작점이 되었습니다. '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Das best oder nicht)'는 창업정신은 메르세데스-벤츠를 세계 최고의 프리미엄 자동차 브랜드로 만든 원동력이었습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자동차 역사상 수많은 '최초'를 기록했습니다. 1959년에는 세계 최초로 충돌 테스트를 실시했고, 대표적인 안전장비인 ABS와 에어백 역시 벤츠가 최초로 실용화시켰습니다. 이러한 혁신은 메르세데스-벤츠를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닌 '안전의 대명사'로 만들었습니다.

생산량 측면에서도 놀라운 성장을 보였습니다. 1959년 처음으로 연간 자동차 생산량 10만대를 돌파한 후, 1967년 20만대, 1972년 30만대, 1977년 40만대, 1985년에는 연간 50만대 이상을 생산하기 시작했습니다.

브랜드의 상징인 세 꼭지 별 엠블럼은 다임러가 '육지, 바다 그리고 하늘'에서 최고가 되고자 했던 열망을 상징화한 것으로, 오늘날 전 세계 어디서나 최고의 안전, 품질, 편안함과 매혹적인 스타일을 상징하는 아이콘이 되었습니다.

3. 현재의 도전과 미래 전략: 전기화 시대의 새로운 혁신

최근 경영 성과와 도전

메르세데스-벤츠는 최근 몇 년간 엇갈린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 메르세데스-벤츠 그룹의 매출액은 전년 대비 12% 증가한 1,500억 유로, 세전 이익(EBIT)는 28% 증가한 205억 유로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2024년에는 매출 이익률을 기존 10-11%에서 7.5-8.5%로 하향 조정했는데, 이는 중국에서 고급차 판매가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분석됩니다.

한국 시장에서의 성과

한국에서 메르세데스-벤츠의 위상은 여전히 견고합니다. 2024년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는 매출액 5조 6882억 원을 기록했으며, 한국은 마이바흐 브랜드와 S-클래스 글로벌 3위 시장을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동시에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1만대 감소한 6만 6400대를 기록하며 도전도 직면하고 있습니다.

미래 전략: CASE와 전기화

메르세데스-벤츠는 미래 모빌리티를 위한 'CASE' 전략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CASE는 커넥티드(Connected), 자율주행(Autonomous), 공유 및 서비스(Shared & Service), 전기 구동(Electric) 등 4가지 핵심 요소를 기반으로 한 미래 기업 전략입니다.

전기차 분야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2022년 전기차 판매 대수는 2.2배 증가한 11만7,800대를 기록했으며,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전기차를 포함한 전동화차 판매대수는 19% 증가한 31만9,200대에 달했습니다.

프리미엄 전략의 지속

메르세데스-벤츠는 판매량보다 수익성에 중점을 두는 전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CEO 올라 케레니우스는 "판매 대수보다 수익성이 중요하다"며 "더 적은 판매 대수로 경영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S클래스나 마이바흐 같은 최상급차에 집중하여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의지로 해석됩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39년의 역사 동안 자동차 산업의 혁신을 주도해왔습니다. 현재 중국 시장에서의 어려움과 전기차로의 전환이라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로서의 정체성과 기술 혁신 능력을 바탕으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여전히 럭셔리 자동차의 대명사로 자리잡고 있어,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주목됩니다. 자동차 역사와 함께해온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화 시대에도 혁신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그 여정을 지켜보는 것은 분명 흥미로운 일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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